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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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공부/하루글쓰기v

거짓말

by 큐라s 2021.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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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가끔 이럴때가 있다. 어머니가 쓰레기 좀 버리고 오라고 시킬때가 있다. 쓰레기가 쓰레기봉투보다 1.5배정도는 크게 위로 올라와 있다. 배불뚝이 아저씨의 다급한 와이셔츠처럼 봉긋 솟아올라있다. 자기 용량보다 넘쳐버린 쓰레기를 담고 있는 종량제 봉투위를 어머니는 테이프로 촥촥~ 붙이셨다. 

 

나는 어머니께 말한다. 

' 왜 종량제봉투위에 테이프로 붙이고 그래요. 갖다버리기 창피하게..'

어머니는 가소롭다는 듯 나를 한번 슥 흘겨보더니 나에게 말하신다. 

' 세상에 남 못살게 굴거나 거짓말로 다른사람 피 눈물나게 하는 행동이 아니면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그렇게 나는 묘하게 설득되었다. 그렇게 나는 쓰레기를 버리고 왔다.  

 

어려서 부터 어머니는 거짓말에 대해서는 완강히 혼쭐을 내셨다. 파리를 잡으라고 있는 파리채를 180도 돌려 잡으면 회초리가 된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안다. 플라스틱 스틱부분에 맞으면 빗살무늬토기처럼 무늬를 남기며 빨개지기도 한다. 

그때는 아팠고 엉엉 울었지만, 지금은 다 큰 아들 파리채로 때리지도 못하신다. 어머니가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하니 뭔가 가슴이 찡하다. 

 

결국 나는 어머니의 곤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회피할지언정 거짓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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